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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가 수학1등급 되기] '수포자'를 질병으로 보는 이상한 세상

작성자 관리자 2022-02-15




▲ 2020년 EBS 더체인지에 출연한 필자.


새로운 필진으로 인천일보를 통해서 인사드리게 된 <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의 저자 최우성입니다. 필자는 현재 22년째 중등 수학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3까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고1 때 수학선생님인 담임선생님의 영향으로 뒤늦게 수학공부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 노력으로 결국, 수학교사가 되었고, 수포자에서 수학성공자가 된 경험과 노하우를 책으로 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는지?”, “수학포기자도 수학을 다시 도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을 인천일보 지면을 통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여러 학생, 학부모, 수학 전공 교사들을 만나서 많이 이야기했던 것이 “왜,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할까요?”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실력을 줄 세우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나 학원 교사도 못 푸는 어려운 수학 문제가 출제되면서, 아이들은 수학 수업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수학 시험의 허무함과 공포로 모두 포기해 버리는 자포자기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의 성취도는 최상위권입니다. 지난 2020년 12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국제 교육 성취도 평가 협회’의 ‘수학, 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 연구 2019’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2학년의 수학, 과학 성취도가 국제적으로 최상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에는 58개국 초등학생 약 33만 명, 39개국 중학생 약 25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 12에 345개교의 학생 1만2101명이 참여했습니다. 초4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국제 평균을 500점으로 봤을 때 600점으로, 58개국 가운데 싱가포르(625점), 홍콩(602점)에 이어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이 평가가 처음 시행된 1995년부터 2~3위로,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은 64%로, 국제 평균 76%보다 낮았습니다. 수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은 60%로, 마찬가지로 국제 평균(80%)보다 낮았습니다. 중 2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607점으로, 39개국 가운데 싱가포르(616점), 대만(612점)에 이어 3위였습니다. 1995년 이 평가가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 중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1~3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수학 실력이 가장 뛰어난 ‘수월 수준(625점 이상)’ 이상 학생 비율은 45%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중학생 중 수학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은 46%, 흥미가 있는 학생은 40%로 국제 평균(자신감 있음 57%, 흥미 있음 59%)보다 낮았으며, 수학 학습이 가치가 있다고 보는 학생은 70%로 역시 국제 평균(84%)을 밑돌았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 과목 성취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최저 수준으로, 잘하지만 억지로 공부하는 셈입니다.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수학을 못하는 것을 병으로 보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습니다. 게다가 학원이나 사교육 곳곳에서 수포자를 치료하겠다고 병원에서 쓰는 ‘수학 클리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수포자들을 더욱 회복되지 못하는 불치병에 걸린 것으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수학을 잘 못하는 학생들을 수포자로 매도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수학 평가 점수를 100점이라고 하면, 어떤 학생들은 50점에 접근하고도 만족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100점만 수학을 잘한다 생각하고, 50점대 학생은 수학을 못하는 기초학력 부족한 학생으로 매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의 시선과 상처들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누적되어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더욱 떨어지게 됩니다.

학원들이 밀집한 건물의 카페에 들어서면, 학원 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대부분 수학 문제만 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수학 문제의 수준이 쓸데없이 높아요”, “너무 많이 배우고, 너무 깊게 배우고, 범위도 엄청 많아요”라고 말합니다.

최근에 학생, 학부모들은 지금도 배울 수학 내용이 너무 많으니 교육과정에서 덜어내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학 학계에서는 더 많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수학 교육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치되는 형국입니다. 자녀를 수학포기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줘야 합니다. 자녀가 노력한 만큼은 격려하고 칭찬하면서 나아지는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28248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중등 수학교사.<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