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수능은 정시 교차지원 충격 뿐 아니라, 수시전형에도 큰 파장을 남겼다. 또한 수학 만점자 양산 등 최상위권이 두터워진 반면에, 중위권 층이 무너져 내렸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이 있는 각종 수시 전형에서, 그 기준을 충족한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수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커지기도 했다.
수능최저 충족률 하락으로 예년보다 논술전형 합격이 용이해져
최근 들어 논술전형은 수험생들의 시야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교육부에서 논술전형을 매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2 대입에서 논술전형이 갑자기 ‘효자 전형’으로 떠올랐다. 수능최저를 맞추기 쉽지 않은 중상위권 이상 대학들의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 충족자가 줄어듦에 따라 실질 경쟁률이 대폭 낮아져 합격이 그만큼 용이했기 때문이다. 작금의 입시 상황도 논술전형의 세 불리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 교과전형이 늘고, 종합전형이 줄어드는 추세에서 내신 3등급 내외의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을 수시로 공략하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교정보 블라인드제 시행 이후 수시에 강세를 보였던 자사고, 외국어고 등에서도 서울대를 제외하고는 상위권 대학 수시 합격률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눈길이 다시 논술전형으로 쏠리고 있다.
현 수능 체제 상대적 불리 느낀 문과 수험생이 논술전형 주목
논술전형은 2023학년도 대입 기준으로 상위 15개 대학에서 약 9%의 인원을 선발한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들이 논술전형을 유지하고 있다. 교차지원까지 염두에 두며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정시 집중형 이과 수험생들은 논술전형에는 큰 관심이 없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수시에서 학생부 경쟁력이 부족하거나, 모의고사 성적의 기복이 심한 수험생들이라면 수능최저를 활용한 논술전형을 무시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특히 수학 선택과목과 탐구과목의 표준점수 체계가 불리하다고 느끼는 문과 고3 수험생들은 논술전형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논술전형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해당 년도 수능의 난이도에 따라 매년 달라질 수 있다. 대학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40% 안팎이다. 상위권 대학들의 논술전형 수능최저는 3개 합 6 내외 수준으로 이에 맞추기 쉽지 않다. 2021학년도 대입에서 서강대 논술 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를 충족하고 논술고사에 응시한 수험생은 38.9%였다. 중앙대 논술전형의 경우, 이보다 낮은 수능최저 충족률 30% 선인 학과가 많지만, 20% 내외의 수능최저 충족률을 보인 학과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수능최저 충족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논술전형 합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정기간동안 꾸준히 논술고사를 준비할 각오가 되어있다면, 지금과 같은 수험상황 속에서 예전보다 논술전형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충분하다.
논술전형 합격하려면, 별도의 시간 투자와 꾸준한 연습이 필수
논술 전형의 본격적인 준비 시기는 주로 고2학년 말이므로, 논술고사를 치러야 할 예비 고3 수험생이라면 준비 시점을 지금보다 미루는 것은 수험 전략상 효율적이지 않다. 올해 고3 3월 학력평가(이하 학평)는 오는 3월 24일에 예정되어있으므로, 이어지는 내신 시험, 6월 수능 모의고사 준비와 맞물려 자칫하면 여름방학 때까지 논술 준비가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고사를 잘 치르려면 무엇보다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수능 공부하다가 논술고사 두어 달 전 대학별 논술 기출문제 집중해서 풀어보고 시험에 임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극소수의 매우 드문 경우다. 잘라 말하면 비현실적이다. 문과 논술은 제시문 속에 숨어있는 숨은 전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답안을 시간 내에 조리 있게 작성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과 논술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 출제 가능한 난도 있는 논제들을 많이 접해 봄으로써 풀이와 증명에 익숙해져야 한다. 요컨대 논술시험에 합격하려면 별도의 시간을 내어 꾸준한 연습을 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다.
출처 :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1/24/2022012400753.html, 조선 에듀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