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되면 열심히 해야지” 했다간 큰코다친다… 고1·2 시기 중요해
By. 관리자
2021-11-24
동아일보 DB
2015 개정교육과정이 고교 현장에 전면 적용된 이후 교과 성적 산출 방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대학마다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하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석차등급 대신 성취도가 산출되는 진로선택과목을 중요하게 반영하지 않거나 아예 미반영하는 대학도 많다. 이러한 변화는 고3뿐 아니라 진로선택과목을 이수하지 않는 고1, 2에게도 중요한 변화다. 왜 그런지 진학사의 자료를 토대로 살펴보자.
○ 물리Ⅱ, 생명과학Ⅱ 등 진로선택과목, 일부 대학 입시에선 ‘계륵’
교과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은 소위 ‘교과 성적’에 반영되는 과목으로 대부분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이 이에 해당된다. 교과 등급이 아닌 성취도가 표기되는 과목은 ‘진로선택’ 과목으로서 대학에 따라 성취도를 대입에 반영하는 방법이 다르다.
교과 성적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삼고 있는 학생부교과전형의 대학별 2022학년도 수시 전형을 살펴보면, 고려대는 학생부교과(학교추천)전형에서 대학 자체 변환석차등급 산출식에 따라 과목별 성취도를 교과 성적에 반영하여 평가한다. 성균관대는 학생부교과(학교장추천)전형에서 학생부 진로선택과목 및 전문교과의 교과영역(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종합적으로 정성 평가한다.
한편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의 대학에서는 성취도별 배점을 부여하여 가·감점한다. 그러나 성취도는 석차 등급과 같은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로 산출되기 때문에 가·감점에 따른 영향력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을 비롯한 전국 165개 대학(산업대, 사이버대, 과학기술원 등 제외) 중 약 41%에 해당하는 68개 대학에선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하지 않는다.
○ 대입 시계가 빨라진다… 고3 성적 중요성↓
이 변화를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는 고교 3학년 시기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반대로 1~2학년 시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등 대입 시계가 한층 빨라지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교과목 위계상 고3은 앞선 학년에 비해 진로선택과목을 이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로선택과목을 입시에 미반영하는 대학이 많을수록 고3은 이미 교과 성적 대부분이 결정 나 있는 상태에서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다시 말해, 교과 성적에 있어서만큼은 고등학교 3학년의 중요성이 예년에 비해 줄어드는 셈이다.
[그래프] 고교 3학년 1학기 교과 등급 산출 이수단위 수 변화(2020, 2021년)
실제로 진학사가 자체 수집한 고3 수험생 1147명의 3학년 1학기 성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교과 성적(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의 단위 수가 2020년에 비해 2021년에 줄어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연도별 3학년 1학기의 평균 이수단위는 2020년 고3은 25.87, 2021년 고3은 14.50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교과 성적(등급)이 산출되는 과목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생명과학II, 화학II 등 진로선택과목도 모두 등급이 산출되었으나, 올해는 진로선택과목의 등급이 산출되지 않고 일반선택과목만 등급이 산출된다. 만약 고3 수험생이 6개 교과(일반선택 2개, 진로선택 4개)를 수강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난해에는 6개 교과에 대한 교과 성적(등급)을 모두 얻을 수 있었던 반면 올해는 일반선택 2개 과목에 대해서만 교과 성적이 나오는 것이다.
○ 3학년 때 집중 학습? 고1·2 시기가 더 중요할 수도
이런 변화를 역이용하면, 3학년 1학기에 교과 성적이 산출되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학습하면서 성적 향상을 노려볼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3학년 1학기 성적이 상승하더라도 수시에 반영되는 전 학년(1학년~3학년 1학기까지)의 전체 교과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
[그래프] 고교 3학년 1학기 성적 변화에 따른 수시 반영 성적 변화(2020, 2021년)
위 그래프에서 X축에 해당하는 ‘3학년 1학기 성적변화’는 2학년까지의 성적 대비 3학년 1학기 성적의 변화량을 나타낸다. Y축의 ’수시 반영 성적 변화’는 3학년 1학기 성적에 따른 전 학년 성적(등급)의 변화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2학년 2학기까지 성적이 2.0이었는데, 3학년 1학기 성적이 1.0이었다면 “3학년 1학기 성적변화”는 1.0이다. 여기서 3학년 1학기 성적까지 모두 반영한 ‘수시 반영 성적(3학년 1학기까지의 전체 성적)’이 1.5라면, ‘수시 반영 성적 변화’는 0.5등급이 상승한 것이 된다.
문제는 2021년 고3의 경우 2020년 고3에 비해 3학년 1학기 성적 변화가 전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2020년의 경우 3학년 1학기에 이전 학년보다 성적을 한 등급 상승시켰다면 수시에 반영되는 전체 성적은 약 0.2등급 정도 상승했을 것이다. 그러나 2021년의 경우 동일하게 이전 학년보다 성적을 한 등급 끌어올리더라도 전체 성적은 0.2등급만큼 상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적용으로 고3 시기에 교과 성적이 산출되는 교과목 이수단위 자체가 줄기 때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고1·2는 대입을 먼 이야기처럼 느끼기 때문에 ‘고3이 되면 열심히 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는 학기 하나하나의 성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지하지 못한 결과”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3학년 1학기 성적보다는 오히려 고1·2 성적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해 남은 학기의 성적을 잘 챙겨야 변화하는 대입 환경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출처: “고3 되면 열심히 해야지” 했다간 큰코다친다… 고1·2 시기 중요해 > | 에듀동아 (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