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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수업 선진국에 절반수준

By. 에듀아이

2015-09-24

['2015 개정 교육과정' 들여다보니] 체육·예술 활동시간 '줄이거나 현행유지'


선진국 절반 수준 불과
체육계 "오히려 늘려야"


2015-09-23 10:53:00 게재



"쌤~ 폐가 찢어진 것 같아요. 더 이상은 걸을 수 없어요."

9월 17일 무주 덕유산 1614미터 덕유산 향적봉 정상을 오르던 대구지역 중학교 여학생 30여명이 헥헥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숨이 턱까지 차서 더 이상 갈 수 없다며 구토를 하기도 했다. 물론 4시간이 넘는 정상까지 걸어서 오른 것은 아니다. 곤돌라를 타고 10분 만에 설천봉까지 올랐고,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700미터가 채 되지 않는 거리다.

선유중 여학생들이 학교스포츠 클럽활동시간에 넷볼을 즐기고 있다. 사진 교육부 제공


부실한 학교체육의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인솔교사는 "학교에서 달리기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 사고를 핑계로 없애버린 것이다. 사고 나면 교장 징계하는데 누가 체육활동을 강화하려고 하겠느냐"며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체육수업시간 선진국 절반 이하 = 반면 2012년 2학기부터 시행한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기대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족도 조사에서 학부모와 학생 교사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지난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설문조사 및 심층면담결과 인성교육 효과(정직 책임 존중 배려 협동 등)에 대해 학생은 68.57%가, 교사는 59.3%, 학부모는 71.5%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학교폭력 예방효과성에 대해서도 학생은 68.78%가, 교사는 67.37%, 학부모는 68.10%가 '효과가 크다'고 답변했다.

'예전보다 건강과 체력이 좋아졌다'는 반응도 학생 72% 교사 65.72%, 학부모는 71.2%나 됐다.

이는 학교스포츠클럽활동으로 인성교육과 학교폭력예방 학습태도 생활태도 개선이라는 4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학교 스포츠 활동으로 가족과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학교스포츠클럽 수기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이종호(가명. 가락고)남매의 이야기는 전국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초등학교 이후 갑자기 살이 찌기 시작한 종호의 여동생 민지가 일상 활동에서 의욕이 떨어지고 친구관계도 나빠졌다. 민지는 수첩에 '죽고 싶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매는 체육교사 소개로 학교스포츠클럽 축구부에 가입했다. 축구를 시작한 후부터 민지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민지를 걱정했던 가족 모두 환하게 웃는 시간이 많아졌다.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김승겸 연구관은 "선진국의 경우 정규 체육수업 시간은 한국의 두 배에 달한다"며 "이는 체력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뿐 아니라 자기조절 능력과 성실성, 책임감과, 의지 단련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체육수업시간 선진국 절반 이하 = 정부가 청소년 체육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체육수업 시간배정에는 인색했다는 지적이다. 22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대했던 체육수업 확대는 없었다. 오히려 줄였거나 현행을 유지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교육부는 애초 학교 스포츠클럽을 '연간 34시간 이상 편성·운영한다'로만 규정하고 3년간 '총 136시간 편성' 이라는 단서 규정을 삭제하려고 했다가 반발에 부닥치자 중학교는 현행 3년 136시간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특성화고 체육은 10단위에서 8단위로 줄였다. 1단위는 50분을 기준으로 하여 17회를 이수하는 수업량이다.

반면 기초영역에서 국어·영어·수학 세 과목은 기존 총 25단위에서 24단위로 1단위만 줄이고 한국사 6단위를 신설했다.

체육계 관계자들은 "신체 활동이 가장 왕성한 고교시기에 주 1∼2시간의 체육 활동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마저 줄이면 학생들의 건강과 사회보건에 큰 퇴보"라고 지적했다.

김석권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은 "2012년부터 추진한 스포츠클럽활동은 인성함양과 학교폭력예방, 생활태도 개선 등에서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선진국들이 한국보다 체육수업이 두 배 이상 많이 하는 이유를 분석한 결과 신체건강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이는 결국 국민건강 증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