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학 선택과목 바꿀 것” 3·4월 학평 1.5% → 6월 모평 이후 13%로 ‘쑥’
By. 관리자
2021-07-21
지난 달 29일 공개된 2022학년도 대입 6월 모의평가 결과, 수학 영역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들이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들에 비해서 표준점수가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3·4월 학력평가와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난 것. 이에 인문계열, 즉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지원자 중 일부가 수학 영역에서의 고득점을 지렛대 삼아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전략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러한 불안감을 키운다. 이에 입시사이트 유웨이닷컴이 자사 회원을 대상으로 ‘2022 대입 수학 유·불리 관련 선택 과목 변경과 교차지원 의사’를 묻는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조사에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총 624명의 수험생이 참여하였으며 N수생은 187명(30%), 고3 재학생은 437명(70%)이 참여했다. 수학 선택과목별 분포는 확률과 통계 42.6%(266명), 미적분 45.5%(284명), 기하 11.9%(74명)이며, 수학영역 등급별 분포는 △1등급 17.0%(106명) △2등급 22.9%(143명) △3등급 21.8%(136명) △4등급 17.5%(109명) △5등급 12.0%(75명) △6등급 이하 8.8%(55명)이다. 수능 전체 분포보다 상위 등급 수험생이 더 많이 참가한 셈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와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져 두 설문조사의 결과 비교도 흥미롭다. 주제는 비슷하지만 설문 문항이 다르고,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조사는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반면 유웨이닷컴의 조사는 졸업생(N수생)이 포함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 6월 모평 이후 실제 수능에서는 선택 과목을 바꾸겠다는 응답이 13.2%로 크게 늘어
우선 확률과 통계 선택자에게 수학 선택 과목에서 미적분·기하 선택자가 확률과 통계 선택자보다 표준점수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이유로 실제 수능에서는 선택 과목을 바꿀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수험생 13.2%가 8~9월 수능 원서를 접수할 때 선택 과목을 바꿀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해당 응답은 등급별로는 각기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1등급(20.0%) △2등급(11.1%) △3등급(7.9%) △4등급(14.5%) △5등급(6.5%) △6등급 이하(26.2%)이었다. 졸업유형으로 보면 졸업생은 8.2%로 재학생이 그보다 두 배에 가까운 15.0% 정도가 변경 의사를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유웨이닷컴이 조사한 같은 설문 내용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4월 조사에서는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계열별 유·불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택 과목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으며, 수학의 경우 1.5% 정도만 변경 의사가 있었다.
선택과목 변경에 대한 의사가 이렇게 급변한 것은 3월, 4월 학평과 6월 모평으로 이어지는 모의고사에서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확연하게 나타나면서 수험생의 불안감이 상승한 탓이다.
○ 미적분·기하 선택자 중 31.3% 인문계 교차지원 의사 표현
유웨이 제공
미적분·기하 선택자를 자연계열 지원자라고 가정하고, 이들에게 미적분·기하 선택자가 확률과 통계 선택자보다 표준점수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이유로 정시모집에서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응답자의 31.3%가 교차지원 의사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조사 결과인 31.25%와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2022학년도 통합형 수능 체제에서는 미적분·기하 선택자 가운데 처음부터 인문계열을 희망하는 지원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추정하여 볼 필요가 있다. 6월 모의평가 응시자를 바탕으로 하면 미적분·기하 선택자 중 약 6.21%가 인문계 지원자로 추정된다. 즉,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 미적분·기하 선택자는 각각 14만 6327명, 2만 9614명으로 총 17만 5941명이고 이 가운데 사회탐구 선택자는 각각 7031명, 3893명으로 총 1만 924명이었다. 전체 미적분·기하 선택자의 6.21%가 사회탐구를 선택한 것. 이들은 원래부터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을 희망한 수험생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서 나온 설문 결과에 이 같은 점을 적용하면, 최소 24%에서 최대 31% 정도가 인문계열 교차지원을 고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등급별로도 교차지원 희망자가 골고루 분포하여 △1등급(28.6%) △2등급(32.7%) △3등급 (24.7%) △4등급(37.0%) 등이었으며, 5등급(48.3%)에서 희망자가 급등하였다. 또한 재학생(29.1%)보다는 졸업생(36.0%)이 더 교차지원 의사가 있었다.
○ 교차지원 시 인기학과인 상경계열 희망자가 거의 절반에 이르러
정시모집에서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한다면 어느 모집단위로 지원하고 싶은지 물었다. 절반 가까운 수험생이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 상경계열 학과(47.3%)라고 응답하였고 그다음이 한의예과 등 의학간호계열의 인문계 모집단위(34.8%)라고 응답해 뒤를 이었다. 이어 △미디어케뮤니케이션 등 언론홍보계열(7.1%) △국어국문학과 등 어문계열(4.5%) △정치외교 등 사회과학계열(3.6%) △철학과 등 인문계열(2.7%) 순이었다. 인기학과인 상경계열 학과가 절반을 차지,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염두에 둘 때도 취업 전망이 가장 우선시 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만약 설문조사 결과와 같이 미적분 및 기하 선택자의 교차지원이 잇따를 경우 2022학년도 입시에서 상위권 대학의 상경계열 학과 경쟁률과 입시결과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더불어 이들 대학의 지원 가능권인 중상위권 대학의 자연계 입결의 하락도 동시에 예측된다. 이 경우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인문계 모집단위 지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다만, 실제 교차지원 시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번 응답 결과가 실제 지원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 후배들에게는 미적분·기하를 선택하도록 권할 것이라는 응답이 70% 넘어
현 시점에서 고1, 2 후배들에게 수학 선택 과목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어떤 과목을 추천하겠냐고 물었다. 현실의 불안감을 반영한 탓인지 △57.9%가 미적분을 △26.3%가 확률과 통계를 △15.9%가 기하를 권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미적분·기하 선택자의 인문계 모집단위 지원의 경우 취업 전망이 걸리고, 또 교차지원을 한다고 해서 대학의 수준을 몇 계단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지금의 조사 결과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문계 지원자들의 과도한 불안감이나 자연계 교차지원 예정자의 섣부른 기대감도 금물”이라면서 “이런저런 말에 흔들림 없이 현재의 선택 과목 그리고 공통 과목인 수학Ⅰ,수학Ⅱ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한송연 인턴 기자 edudonga@donga.com
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10714104333243406&titleGbn=&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