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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면접 기출] 2022 고려대 인문 '지문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현실에 적용하기'

By. 관리자

2022-05-19





논술전형 지원을 염두에 둔 신입생들은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논술고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기출 문제 등을 통해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어떻게 논술고사를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기출 문제 풀이, 모의논술 참여 등은 해당 대학 논술 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는 방법들이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논술전형을 실시한 대학의 2022학년도 기출문제를 총정리한다. 오늘 소개할 문제는 2022 고려대 학업우수형 인문계열 문제 1번이다. 고려대는 논술과 유사한 형태의 제시문 기반 구술 고사를 진행한


문제 


1. ㉠의 특성을 바탕으로 ㉡, ㉢에 제시된 ‘행복’에 대한 관점을 평가하시오.


2. 제시문 (나)의 내용을 참고하여 ㉠의 견해를 비판하시오.


3. 제시문 (가)의 ‘소극적 공리주의’를 반영한 정책을 예로 들고 그것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설명하시오.


제시문 


(가) 고전적 공리주의자 벤담과 밀은 행복은 곧 쾌락이고 불행은 고통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며, 인간 행위의 목적을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늘리는 것에 두었다. 특히 이들이 중시한 것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었는데 여기에서 공공선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한편, 20세기 사상가 칼 포퍼는 불행의 최소화를 중시하며 ㉠‘소극적 공리주의’를 제시했다. 개인의 자유가 억압되는 일에 민감하게 반응한 그는 공공의 영역을 인정하되 최대 행복을 명분으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 받는 일을 경계했다.


세계사적 비극인 전체주의의 폐해를 떠올리면 그의 우려가 지나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고전적 공리주의가 행복을 극대화하려 한다면, 소극적 공리주의는 행복이 아닌 불행을, 쾌락이 아닌 고통을, 선이 아닌 악을 제거하고 최소화하려 한다.


소극적 공리주의에 따르면, 행복이나 선이라는 목표는 항상 미래에 오는 것이므로 불확실하며 대체로 추상적이다. 반면에 고통이나 악을 제거한다고 할 때, 그 고통이나 악은 항상 현재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의 추상적인 선을 추구하기보다는 확실한 현재의 구체적인 악을 제거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또한 행복이나 선은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것인 경우가 많아서 일률적으로 산출하기 어렵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는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람들 간에 의견 일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고통이나 악은 사람들이 쉽게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 소극적 공리주의의 주장이다.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는 각각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배고픔의 고통에 대해서는 쉽게 의견 일치를 볼 수 있다.


(나) 일반적으로 국가를 평가할 때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적 지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것만으로 국민의 행복과 불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국가 행복지수는 국내총생산뿐만 아니라 건강상태, 자유, 기대수명, 부정부패 등을 바탕으로 집계된다.


국민소득이 2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고 가난한 나라지만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하는 부탄이 널리 알려진 것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나라의 국민이지만 한국인의 불행이 주목받게 된 것도 국가 행복지수 때문이다.


2018-2020년 평균을 산출한 결과 한국은 국가 행복지수 10점 만점에 5.85점으로 OECD 회원국 중 거의 끝자리를 차지했는데, 미세먼지 농도는 가장 높았고, 연간 근로시간은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길었다.


또한 2020년 유니세프가 발표한 어린이 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OECD 및 EU 회원국 38개국 가운데 21위였다. 신체건강(13위), 학업 및 사회 능력(11위)은 상위권이었지만 정신적 행복은 34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다) 나는 이사하기를 좋아한다. 인간이라는 것은 크게 나누면 대충 두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이사하기를 좋아하는 인간과 싫어하는 인간이다.


특별히 전자는 행동적이고 진취성이 풍부하나 후자는 그 반대라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히 이사하기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라는 극히 단순한 차원의 이야기이다. 짐을 챙겨 동네에서 동네로, 집에서 집으로 옮겨 다니노라면, 정말로 ㉢행복한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적극적인 인간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그 반대로, 생활 습관을 바꾸거나 사물에 대한 가치 판단을 바꾸거나 하는 걸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편이다. 양복만 해도 15년 전과 거의 같은 것을 입고 있다.


하지만 이사 가는 것만은 좋아한다. 이사의 좋은 점은 모든 것을 '무(無)'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웃과의 교제, 인간관계, 그 밖의 온갖 일상생활에서의 자질구레한 일, 그러한 것이 전부 한순간에 소멸해버리는 것이다. 이 쾌감은 한 번 맛보면 결코 잊어버릴 수가 없다. 야반도주야말로 이사의 기본적 원형이다.


나는 지금까지 굉장히 여러 번 이사를 하고, 여러 곳에 살았으며,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상종을 해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모든 것을 '무'로 만들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출제의도 


고등학교 [통합사회], [사회·문화], [윤리와 사상] 교과가 다루는 ‘공리주의’, ‘국가 행복지수’, ‘공공선’, ‘소극적 공리주의’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출제했다.


1번 문항은 ‘소극적 공리주의’의 개념과 그 특성을 파악한 뒤, 제시문 (나)와 (다)의 상이해 보이는 행복의 관점을 소극적 공리주의의 개념을 통해 정리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


2번 문항은 국가 행복지수의 산출 가능성과 동일 층위에 놓인 행복과 불행의 반비례 관계를 바탕으로, 소극적 공리주의에 전제된 행복의 산출 불가능성과 다른 층위에 배치된 행복과 불행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알아보고자 했다.


3번 문항은 소극적 공리주의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현실 영역에 적용하고 그것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고찰하는 능력을 알아보고자 했다.


예시답안


제시문 해설


1번 문항은 고등학교 [통합사회] 교과서에 제시된 행복의 의미 및 [윤리와 사상] 교과서에 제시된 공리주의의 개념을 참조하여, 제시문 (가)에 제시된 소극적 공리주의의 개념을 파악 하고 이에 맞춰 제시문 (나), (다)에 소개된 ‘행복’의 차이를 정리하여야 한다.


2번 문항은 산출 가능한 국가 행복지수의 속성과, 행복과 불행의 반비례 관계를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소극적 공리주의의 내용을 비판하여야 한다.


3번 문항은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에 소개된 공리주의를 바탕으로 확장된 ‘소극적 공리주의’의 개념을 활용하여 답변을 하여야 한다.


모범답안


1번 문항


제시문 (가)


- 소극적 공리주의는 공공의 영역을 인정하되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의 최소 개입을 강조하며, 행복의 증진 요소보다는 불행의 최소화를 중시한다.


- 행복과 선은 미래지향적, 추상적, 주관적 특성을 지녀 그것이 무엇인지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반면, 고통과 악은 현실적, 구체적, 객관적 특성을 지녀 그것이 무엇인지 쉽게 합의에 이를 수 있다.


제시문(나)


- 국가 행복지수는 산출 항목에 경제적 수치 이외에도 행복과 불행을 측정하는 여러 영역이 포함되어 종합적인 성격을 지녔다.


- 산출 가능한 행복과 불행의 영역이 제시되고 있으며 행복 지수에는 불행의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 행복과 불행은 현재화, 현실화의 특성을 지니며 같은 층위에서 반비례 관계를 형성한다.


제시문 (다)


- ‘행복한 기분’은 공공의 영역을 중시하기보다는 작가의 개인적 쾌락의 차원에서 형성된다.


- ‘이사하기’는 작가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를 무(無)로 만드는 것이며 따라서 소극적 공리주의가 전제로 하고 있는 사회적 관계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의 공리주의를 전제로 하되 행복의 측정 불가능성으로 인해 불행의 최소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 ㉡은 불행과 행복의 반비례 관계를 전제로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행복의 측정 가능성을 중시한 입장, ㉢은 사회관계를 끊음으로써 발생하는 공리주의와 무관한 행복, 즉 개인의 쾌락을 중시한 입장이다.


2번 문항


제시문 (나)의 내용


- 국가 행복지수 산출 영역에는 불행의 요소와 행복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 행복의 요소는 늘리고 불행의 요소를 줄이는 경우 국가 행복지수가 상승한다.


- 이를 통해 불행뿐만 아니라 행복도 미래가 아닌 현재적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의 견해


- 소극적 공리주의는 산출 불가능한 행복의 증진보다는 합의에 이르기 쉬운 불행의 최소화에 주목하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한다.


- 행복이나 선은 미래지향적, 추상적, 주관적 특성을 지니는 반면, 고통과 악은 현실적, 구체적, 객관적 특성을 지녀 다른 층위에 있다.


3번 문항


‘소극적 공리주의’의 내용


- 소극적 공리주의는 공공의 영역을 인정하되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의 최소 개입을 강조한다.


- 소극적 공리주의는 행복의 증진 요소보다는 불행의 최소화를 중시한다.


- 행복이나 선은 미래지향적, 추상적, 주관적 특성을 지녀 산출하기 어려운 반면, 고통과 악은 현실적, 구체적, 객관적 특성을 지녀 그 정체에 대해 쉽게 의견 일치를 보인다.


답안 예시


- 사회 안전망, 빈곤 퇴치, 백신 접종, 기본 소득, 공공의료, 의료 보험, 임대주택, 학생급식, 노숙자쉼터 등의 예가 있을 것이다.


- 이들의 순기능은 사회적 고통을 최소화하여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며 이들의 역기능으로는 근로의욕 저하, 도덕적 해이, 국민의 선택권 억압, 사회적 비용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출처 : https://www.ebsi.co.kr/ebs/ent/enta/retrieveEntNewsView.ebs 고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