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 기조에 맞춰 어려워진 내신 국어 (주관적 학습법에서 객관적 체계적인 공부법 익혀야 성장)
By. 관리자
2021-12-24
수능 국어의 난이도가 고공행진 중이다. 경제, 역사, 물리학을 넘어 올해는 가장 난해한 철학으로 손꼽히는 헤겔의 변증법까지 등장해 수험생들을 놀라게 했다. 덕분에 수능국어 만점자 표준점수는 몇 년을 통틀어 최고점인 147점을 기록했다. ‘국어공부란 글만 잘 읽으면 된다’라는 편견에 맞서 체계적인 공부법을 함께 연구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청춘날다의 국어팀 ‘날다국어’ 선생님들이다. 청춘날다에서 10여 년 간 국어를 가르쳐온 이들은 지난해부터 교수학습공동체인 ‘날다국어’를 만들어 수업 연구 자료를 공유하며 더 나은 국어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날다국어 민정우 국어팀장을 만나 고등 국어 공부법에 대해 알아봤다.
국어 고등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과목
먼저 국어시험이 왜 이렇게 어려워지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민 팀장은 “국어 시험이 어려워진 건 3~4년 전 부터였다. 그 전에는 워낙 쉬웠기 때문에 특별히 국어 공부를 안 하는 학생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체계적인 국어학습 없이는 고득점을 노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한다. 그는 국어 시험이 이렇게 어려워진 것은 평가원의 기조가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평가원은 국어 교육을 통해 고등교육의 방향성을 담으려고 하는 것 같다. 과학이나 철학 등 고등학생이 갖춰야하는 기본 소양에 대한 지문이 독서에 계속 등장하고 최고 난이도도 여기서 등장한다. 글을 읽고 해석하고 핵심 찾아내 요약하는 능력은 고등교육은 물론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고 강조한다.
문장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은 국어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학습능력인데 아이들은 그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민 팀장은 “평가원이 국어 학습을 통해 포괄적인 해석능력을 키우려하기 때문에 국어 난이도는 지금과 같이 유지되던지 혹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한다.
국어, 객관적인 답이 존재하는 학문임을 인정해야
고등국어를 처음 접한 학생들은 중학과정과 확연히 달라진 난이도 때문에 당황한다. 중학과정이 그야말로 읽고 이해한대로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라는 고등과정은 까다로운 문법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고 글을 읽고 해석해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 팀장은 “고등국어의 ‘독서’분야는 문학과 다른 공부 접근법이 필요하다. 문학은 주관적인 생각과 객관적인 답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분야다. 따라서 문학문제를 풀 때는 주관에 무게를 둔 정답을 고르는데 익숙하다. 하지만 독서 즉 비문학 지문은 객관적인 정답이 존재하는 분야로 주관적인 생각이 답이라고 우기면 안 된다. 고등국어를 시작할 때 바로 이런 편견을 깨고 객관적인 답을 찾아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난이도 국어문제를 풀 때 학생들이 가장 큰 벽으로 느끼는 것은 과학이나 경제 철학 등의 어려운 지문이 나올 때 주관적인 판단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주관적인 느낌이 와야 답을 찾을 수 있는데 전혀 모르는 분야는 그런 감이 안 와 문제를 포기해 버리고 만다. 민 팀장은 “이런 문제가 바로 독서를 문학처럼 접근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문장을 해석하고 분석해 답을 찾아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포기해 버리는 것”라고 말한다.
내신국어 난이도도 꾸준히 상승
그렇다면 어려운 수능국어만 포기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학교 내신 국어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난이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국어공부는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 팀장은 “예전엔 몇몇 학교에서만 모의고사 지문이 등장했지만 최근엔 주변 학교 대부분 국어 난이도가 올라갔다. 수시만 준비하더라도 체계적인 국어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