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수능, 국·수·영 다 어려웠다 “국어 만점자는 28명뿐"
By. 관리자
2021-12-10
2022학년도 수능 채점결과 분석
사상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은 주요 영역(국·수·영) 모두 상당한 변별력을 가진 시험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9일 공개했다.
○ 수능 응시인원, 전년 대비 2만 7104명 증가해
평가원이 공개한 2022학년도 수능 응시인원은 44만 8138명으로 전년도 42만 1034명보다 2만 7104명이 증가했다. 재학생은 31만 8693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2만 9445명이었다.
선택과목별 응시자 비율을 보면 국어의 경우 ‘화법과 작문’ 응시자가 전체의 70%, ‘언어와 매체’ 응시자가 30%를 차지했다. 수학 선택과목 응시 비율은 △‘확률과 통계’ 51.6% △‘미적분’ 39.7% △기하 ‘8.7%’ 순이었다.
○ 국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표준점수 최고점
주요 영역은 국어, 수학 모두 전년도에 비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며 변별력을 보였다.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9점으로 전년도 144점에 비해 5점 상승하며 어렵게 출제됐던 지난해 수능보다 더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수능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149점)은 현재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로 2019학년도(150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만점자 수 또한 28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0.01%에 불과해 전년도 151명(0.04%)에 비해 급감했다. 1등급 구분점수는 131점으로 2021학년도(131점)와 같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만점자 최고점 28명은 전원 ‘언어와 매체’ 응시자로 추정된다”면서 “화법과 작문의 경우 만점을 받았더라도 표준점수 최고점인 149점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수학, 자연계열에겐 쉽고 인문계열에겐 어려운 시험”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수학 가, 나형 모두 137점이었던 지난해 수능에 비해 10점이나 상승했다. 다만 만점자가 2702명(0.63%)으로 집계돼 상위권에 상당수의 수험생이 밀집한 분포를 보였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가형 만점자는 971명(가형 응시자의 0.70%), 나형 만점자는 1427명(나형 응시자의 0.53%)이었다. 1등급 구분점수는 137점으로 2021학년도 수능(가형 130점, 나형 131점)에 비해 상승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가형, 나형 모두 쉽게 출제됐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올해 수능은 만점자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평균 점수가 하락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전년도에 비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로 바뀌면서 자연계열 학생에겐 상대적으로 시험이 쉬워진 반면 인문계열 학생에게는 어려운 시험이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국어와 수학 모두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이고, 특히 수학의 경우 도수분포상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최고점은 140점 정도로, 다른 선택과목과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7점 정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로의 교차지원 등이 증가할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영어 1등급 6.25%, 2등급 이내 인원 변화 크지 않아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영역은 원점수가 90점 이상인 1등급 비율이 전체 응시자의 6.25%로 전년도(12.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2등급까지의 누적 인원은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등급 인원은 전년도 5만 3053명에서 올해 2만 7830명으로 2만 5223명이 줄었으나, 2등급은 6만 9051명에서 올해 9만 6441명으로 2만 7390명이 증가했다.
탐구영역의 경우 사회탐구에선 ‘정치와 법’ 과목이 쉽게, ‘윤리와 사상’과 ‘사회문화’ 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다. ‘윤리와 사상’ 및 ‘사회문화’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68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치와 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63점으로 가장 낮았다. 다만,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의 차이는 5점으로 전년도 8점보다 감소했다.
과학탐구에선 ‘화학Ⅰ’과 ‘물리학Ⅱ’가 쉽게, ‘지구과학Ⅰ’과 ‘지구과학Ⅱ’가 어렵게 출제됐다. ‘지구과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77점으로 가장 높았고, ‘화학I’과 ‘물리학Ⅱ’는 68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9점으로 나타났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이 다수 선택하는 과목을 기준으로 사회탐구의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사회문화의 최고점 평균은 66.3점, 과학탐구의 지구과학I, 화학I, 생명과학I의 최고점 평균은 71.3으로 5점 차이가 난다”면서 “특히 제일 많이 선택하는 지구과학I(74점)과 생활과 윤리(66점)의 차이는 8점 차이로 교차지원 시 이과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백분위에 따라 주요 대학에서 탐구영역 성적을 보정하는 이른바 변환표준점수에서도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동일한 백분위에 여러 개의 표준점수 존재
한편, 이번 수능 채점결과에선 동일한 백분위에 여러 개의 표준점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험이 어렵게 출제된 영향으로, 시험의 난이도가 높으면 한 등급 구간 안에서도 하나의 백분위 내에 여러 개의 표준점수가 존재하게 된다. 표준점수의 도수를 기준으로 백분위를 산정하기 때문에 한 표준점수에 해당하는 인원이 적으면 발생하는 현상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인문계열 최상위권 대학은 모두 표준점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자연계열 최상위권, 특히 의대의 경우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동시에 사용하는 대학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는) 백분위 동점자들의 지원 경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