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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수업감축? 체육계반발!

By. 에듀아이

2015-12-29

교육부가 중학교 스포츠클럽활동과 특성화고교 체육 수업을 감축하는 내용의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도 체육 수업 절대량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라면서 체육 수업과 스포츠클럽 활동을 오히려 더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체육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체육 분과 연구진은 최근 체육 과목 시안을 발표했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개정안은 학교 스포츠클럽을 '연간 34시간 이상 편성·운영한다'로만 규정하고 3년간 '총 136시간 편성' 단서 규정을 삭제했다. 학교에서 3년간 총 102시간만 운영해도 되도록 완화한 것이다.

또, 자유학기에는 스포츠클럽 활동을 '예술·체육활동'으로 편성할 수 있어서 학교에 따라서는 스포츠클럽 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길 수도 있다.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하나로 2012년 2학기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학년별로 연간 34∼68시간, 3년간 총 136시간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편성하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했다. 

그러나 기존 체육시간에 더해 연 136시간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새로 부과한 상황에서 담당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과중되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은 다른 교과의 시간을 20% 안의 범위에서 줄여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해 일부 학부모나 학생, 교사 사이에서 학습량이 줄어든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런 지적들이 제기되자 정부는 중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의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는 특성화 고교 체육 수업 감축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특성화 고교들은 대부분 체육을 1∼2학년에 주 2시간, 3학년에 1시간을 편성해 10단위를 채우고 있다. 1단위는 1학기 주당 1시간을 의미한다.

시안에 따르면 특성화 고교와 산업수요 맞춤형 고교의 체육이 8단위로 2단위 줄었다. 대신 한국사가 6단위로 편성되고 예술이 1단위 증가하는 등 과목별 시간이 조정됐다.

특성화 고교 교육과정에서 국어·영어·수학 세 과목이 기존 총 25단위에서 24단위로 1단위가 준 것을 감안하면 체육 한 과목에서 2단위가 줄어든 것은 상당한 감소폭이다.

체육계는 가장 활발하게 신체활동을 해야 할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체육 시간을 늘려주기는커녕 이처럼 체육 활동을 줄이려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신체 활동이 가장 왕성한 고교 시기에 주 1∼2시간의 체육 활동은 턱없이 부족한데 이마저 줄어들면 학생들의 건강과 사회보건에 큰 퇴보"라고 말했다.

체육계에 따르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고교 초·중·고교 정규 체육수업 시간은 한국의 2배 수준이다. 정규 체육수업 시간이 한국과 비슷한 나라는 학교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됐거나 학생들이 방과 후에 지역 문화센터 등지에서 생활체육을 안정적으로 하는 경우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선진국이 이처럼 체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청소년기의 운동이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건강과 지적인 능력 등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체육교사 출신인 서울시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지금이 어찌 보면 한국 역사상 학교 체육이 가장 발전한 시기인데, 교육과정 개정안이 거꾸로 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힘겹게 여기까지 온 학교 체육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체육 교육과정 시안이 공개되자 한국체육학회 등 21개 체육관련 학회·단체들도 3일 공동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밝힌 학교체육과 학교 스포츠 활동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려 하고 있다"면서 "체육시간을 줄이려는 정책 추진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체육학회는 과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열에 시달리는 우리 학생들에게 현행 체육 시간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10단위인 고교 체육 수업도 주 1∼2시간에 불과하므로 최소 12단위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고등학교는 체육을 6학기에 10단위 편성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고교생의 신체활동 부족은 초·중학생에 비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지적된다.

2014년 학생 건강조사 결과 신체활동 지표 중 '주 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 비율'은 초등 55.6%, 중학교 35.1%, 고교 23.6%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큰 폭으로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체육계의 반발에 대해 "시안은 최종안이 아니므로 확정되기 전까지 수정이 가능하다"며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말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