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선택과목 무얼 고를까" 학종도, 수능도 '과목 선택'이 중요
By. 관리자
2021-06-24
동아일보 DB
2015 개정교육과정과 통합형 수능의 도입은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을 넓힘으로써 흥미와 적성에 따른 자기주도적 학습을 유도한다. 과목 선택은 대입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치는데, 대입에서의 유불리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과목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학생들의 주 관심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에서 과목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진학사가 정리했다.
○ [학생부종합] 내신 과목 선택, 학생부 ‘세특’ 유념해야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드러나는 학생의 역량을 평가한다. 이때, 지원 모집단위에 따라서 중요하게 여기는 활동 내용과 학생이 갖추길 바라는 역량이 다를 수 있는데, 선택과목 역시 이 평가의 일부가 된다.
예를 들어, 충남대 2022학년도 서류평가 평가기준을 보면, ‘교과목 이수 현황과 학업 발전의 정도’는 학업역량 평가의 일부분이고, ‘고교 교육과정에서 지원 전공과 관련된 교과목을 수강하고 취득한 학업 성취 수준’은 전공적합성 평가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희망 모집단위에 따라서 이수 과목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각 고등학교는 입학 후 3년 동안의 학교 교육과정 편제를 공개하므로 이를 확인하여 앞으로의 과목 선택을 미리 계획할 수 있다.
단, 특정과목을 수강했다는 사실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목 이수와 더불어 수강 과목의 세부능력특기사항을 통해 학생 개인의 관심과 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대개 수업 시간 중 발표, 보고서 작성과 같은 수행평가 주제 선정 및 구체적인 활동 내용 등을 어떻게 꾸리는지에 달려있다.
대학이 공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를 통해 이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동국대학교 2022 학생부위주전형 가이드북에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지원자의 세부능력특기사항 예시가 담겨 있는데, 국제경제 과목에서 ‘문화수출의 경제적 파급효과’라는 주제로 자료조사 후 발표한 내용에 대해 “미디어 콘텐츠와 관련하여 주제를 선정하고 탐구한 주제 발표 활동을 통해 전공에 대한 역량, 관심 등 ‘전공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국대학교 학생부위주전형 가이드북 –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동국대학교 학생부위주전형 가이드북 2022(ver5.0) 일부 내용 캡쳐
○ [정시] 수능 과목 선택, 통합형 수능 체제 ‘신중한 접근’ 필요
정시에서는 과목 선택에 따른 제약이 크지 않다. 수능에서 생명과학 과목을 선택하지 않아도 생명공학과를 지원하는데 문제가 없고, 세계사를 시험 치르지 않아도 역사학과를 지원하는데 불이익이 없다. 단, 주요 대학들은 모집단위의 계열에 따라서 수학과 탐구영역에 제한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지원할 때 이런 제약이 생기는데,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과 ‘기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 탐구과목은 과학탐구 중 2과목을 응시해야 지원할 수 있다. 반면,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지원할 때에는 수학이나 탐구영역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지 않다.
[표] 2023학년도 대학별 수능 선택과목 지정 현황
*수능위주/일반전형/정원내 입력자료 기준(선발 모집단위에 따라 대학이 중복될 수 있음)
▲진학사 제공(자료 출처: 대교협-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하지만 정시에 집중하는 인문계열 희망 고1~2는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있다.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는 문제다. 일반적으로 인문계열 희망 학생들은 수학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다. 하지만 올해 통합형 수능이 도입되며 과거와 다르게 수학 응시생 전체의 성적이 함께 산출되는데, 올해 치러진 3번의 모의고사를 보면 원점수가 100점으로 동일하다고 해도 ‘미적분’을 선택한 경우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경우에 비해 높은 표준점수, 백분위를 성취할 수 있었다. 시험 난이도에 따라서 이런 유불리의 크기는 다를 수 있지만, 수능 수학이 어떻게 출제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던 고3 학생들 중 일부는 수학 선택과목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현 고1~2는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희망한다고 해서 단순히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기 보다는 ‘미적분’이나 ‘기하’에 대한 학습을 방학기간 중 경험해보면서 수능에서 어떤 수학과목을 선택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요즘 한창 각 고등학교가 내년도 선택 과목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일부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할 때 심화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여기는 경우들이 있는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단순히 과목 선택여부에 따라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 과목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 과목을 수강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었는지 등을 종합하여 평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작정 어려운 과목을 선택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가진 역량이 잘 드러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