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용어 알아야 대학이 보인다
온라인 설명회 등 참여해도
용어 낯설면 전략 짜기 힘들어
성적표 속뜻부터 이해해야
백분위·표준점수 따져보고
학생부 용어 친숙해지면
전공·진로 선택 수월해져
알쏭달쏭한 입시 용어의 뜻을 제대로 알아두면 복잡한 대입 지형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가 수험생이 되면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입시 뉴스. 온라인 입시설명회 등을 통해
이것저것 바뀌는 제도와 전형을 살펴보다가 어느 순간 한숨이 나온다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를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 듯한데 암호를 마주한 것처럼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아이의 내신 관리와 모의고사 성적표 분석을 위해서는 입시 용어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수시모집을 앞둔 고3 수험생과 보호자는 물론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을 위해 자주 쓰이는 입시 용어를 풀이해봤다.
■ 모의고사 성적표, 무엇을 봐야 할까?
지난 3일 진행된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6월 모평), 지난 3월25일 치른 3월 모평 등 모의고사가 끝난 뒤에는 성적표를 제대로 분석해봐야 한다.
성적표 보는 법을 알아야 수시와 정시를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모의고사 성적표에는 학생의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응시자 수 등이 표기된다.
모의고사 성적표의 핵심은 전체 응시생 중 학생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백분위와 등급 점수다.
등급 점수는 9개 구간으로만 구분돼 있어서, 자신의 위치를 자세하게 알 수 있는 백분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백분위란 똑같은 모의고사 시험을 본 전체 응시자 가운데, 학생 자신보다 원점수가 낮은 학생들의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한마디로 ‘나보다 점수가 낮은 학생 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이 백분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영구 학생의 모의고사 성적표에 국어 영역 백분위가 97인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는 영구보다 국어 원점수가 낮은 학생 수의 비율이 97%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수험생을 100명이라고 가정한 상태에서 백분위가 97이라면 영구는 100명 중 3등이라는 이야기다.
백분위는 내 점수가 전체 지원자를 100등분했을 때 어느 정도 위치인지를 나타내주는 지표다.
등급의 경우 전체 응시생의 상위 4%까지가 1등급, 1등급을 제외한 전체 응시생의 11%까지를 2등급으로 가늠해 차례대로 9등급까지 준다.
원점수는 말 그대로 정답 한 문항에 부여된 배점을 단순히 합한 것이다.
원점수가 100점이면 100점이고, 60점이면 60점이라는 말이다. 한데 대학에서는 원점수를 반영하지 않는다. 표준점수로 변환한다.
원점수는 학생이 가채점을 할 때 활용도가 높을 뿐이다.
국어, 수학, 영어 등의 난이도가 매해 같지는 않기 때문에, 특정 영역을 잘하는 수험생에게 유불리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표준점수를 쓰는 것이다.
표준점수란 과목별로 전국 학생들의 평균 점수보다 내가 받은 점수가 높은지 낮은지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예를 들어 영구의 수학 표준점수가 134점인 경우를 따져보자.
국어, 수학, 영어의 표준점수는 200점 만점인데, 표준점수가 높아질수록 시험이 어렵다는 의미다. 표준점수 계산식은 ((원점수-평균)÷표준편차)×20+100이다.
사회문화, 물리 등 각 탐구영역의 표준점수는 100점을 만점으로 한다.
영구가 만약 화학1에서 68점, 생명과학1에서 72점을 얻었다면, 이를 통해 생명과학 문제가 조금 더 어려웠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학교 시험을 봤을 때 이들 과목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까지 따져보면, 영구의 과목별 내신 점수와 모의고사 성적 차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참고로 아이가 아무리 시험을 망쳤다고 해도 고1부터의 성적표를 클리어 파일 등에 잘 보관해두는 게 입시 전략을 짤 때 도움이 된다.
표준점수에 따른 영역별 강점과 취약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적표에 나오는 ‘등급’은 영역별 원점수를 기준으로 응시생을 9등급으로 구분해 수험생 자신이 속한 등급을 표시한다. 주로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할 때 많이 활용한다.
지난해 10월11일 성신여대 수시 논술고사를 치른 학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내신 용어에 익숙해지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는 고교 내신 성적을 비롯한 그 밖의 모든 기록을 말한다. 학생부는 크게 ‘교과’와 ‘비교과’로 나뉜다.
교과는 중간·기말고사 등 내신 시험 성적을 말하고 비교과는 출결 및 수상경력, 자격증 취득 상황 등 교과 외 활동 상황을 뜻한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에 들어가면 열람할 수 있다. 해당 학년에 대해서만 수정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오는 9월10일부터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수시모집은 크게 학생부위주, 논술위주, 실기위주 전형으로 분류한다.
여기서 학생부위주 전형은 다시 학생부교과전형(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갈린다.
두 전형 모두 학생부를 위주로 보기 때문에 교과 성적을 바탕으로 학생의 학업능력, 자기주도능력, 전공적합성 등을 두루 파악한다.
학종뿐 아니라 교과전형 등 다양한 입시 전형을 살펴보고 자주 보면서 눈에 익혀둘 필요가 있다. 가고자 하는 대학 누리집의 최신 입시 요강을 내려받아 분석해보길 권한다.
교과전형에서 중요한 건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유무다. 지원 희망 대학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다면 성적으로 입학 순위를 가늠하면 된다.
‘3개 영역 4등급 이내’ 등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다면 이를 충족한 학생만 뽑는다.
이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아무리 내신 성적이 좋아도 선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학종이든 교과전형이든 핵심은 내신이지만,
요즘은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과 선발 절차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이나 온라인 입시설명회 등을 통해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다.
입시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세특’이라는 말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줄인 말이다.
보통 ‘교사가 써주는 과목별 자기소개서’라고 한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각 교과 교사가 학생을 관찰한 뒤 학습 태도와 과제물, 성취도 등을 과목별로 종합 기록한 자료다.
교사들은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발표한 것이나 탐구과제, 토론 내용, 프로젝트 등을 ‘세특란’에 기록한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3년 동안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다.
많은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고교 3개 학년의 내신 성적을 반영한다.
여기서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학생부가 대학 입학 전형 총점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ㄱ대학의 전형 방법이 ‘학생부 50%+수능 50%’이고, 전형 총점이 800점이다.
학생부 최고점이 400점이고 최저점이 320점이라고 가정해보자.
ㄱ대학에서 학생부가 실제로 전형 총점에 미치는 영향은 80점(400점-320점)이고, 실질반영비율은 10%((80÷800)×100)가 된다.
‘자동봉진’도 자주 쓰는 말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창체)의 4대 요소인 ‘자율 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진로 활동’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 대입정보 포털부터 살펴보자
고교 교과과정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졸업 최소 이수단위가 204시간이라면, 이를 3년 동안 여섯 학기로 나누어 계산한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이 하루 6~7시간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204단위에는 창체(창의적 체험 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등 다양한 과정이 포함돼 있다.
졸업 최소 이수단위와 시간을 어떤 활동으로 채우느냐 따라 고등학교 유형이 달라진다.
과학 중점학급이라면 수학·과학 교과의 이수 단위가 전체의 45% 이상으로 채워진다. 해당 과목 비율이 일반 학급 과정보다 15% 이상 높게 책정돼 이들 과목에 대한 집중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다.
아이의 목표 대학뿐 아니라 실제 고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입시 전략을 짤 때 도움이 된다.
입시에 있어 중요한 건 정보력이다.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나 대입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 한국대학교육협의회(www.kcue.or.kr) 등 검증된 누리집을 통해 최신 정보를 접하고 누리집이나 전화를 통해 무료 입시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학어디가티브이(TV)’에는 대학별 학과·전공 소개, 입학사정관 인터뷰, 선생님 칼럼, 캠퍼스 투어, 수험생 특집, 전형 준비 노하우, 예비 수험생 특집, 최신 대입 이슈 등 입시 전략을 짤 때 도움이 되는 영상 정보가 올라와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