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생부종합전형 이야기] 학종 선배에게 듣는 '합격의 길'
2020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수험생이 지원할 전형을 마지막으로 고심하는 시기다. 특히 그 비중이 꾸준히 커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학종은 합격의 길을 알기 어려워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조선에듀 홈페이지에 연재한 '나의 학생부종합전형 이야기'를 통해 학종으로 대학에 합격한 선배들과 진로진학 담당교사에게 대비법을 들어봤다.
◇관심사 확장해 전공으로… 수업도 계기로 삼아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게 학종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김영민(19·한양대 물리학과)씨는 물리만 파고들어 대학에 합격한 경우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물리 실험을 하고 관련 동아리와 대회에 참여하는 등 진학하고자 하는 전공에 관심과 열정을 꾸준히 보여왔다.
이 같은 전공적합성은 학종에서 중요하게 보는 역량 중 하나다.
전공적합성을 충족하기 위한 첫 단추는 자신의 관심사와 전공을 연결하는 것. 하지만 일부 학생은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강지원(19·경희대 생물학과)씨는 "평상시 재미를 느낀 수업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면 좋다"며 "고등학교 교과목 중 생명과학만큼은 다른 친구들보다 즐겁게 배워 생물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로박람회나 대학의 학과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학에서 어떤 학문을 공부하고,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접하다 보면 원하는 길이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진로가 바뀌는 경우'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공부하고 싶었던 분야가 모두 달랐던 박소은(19·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씨는 면접에서 희망 전공이 달라진 이유를 설명하며 정면 돌파했다.
그는 "물리에 흥미가 있어 막연히 물리학과로 진학하려 했으나, 물리 수업 중에서 전자기 부분에 특히 매력을 느껴 전자전기공학부로 진학하고 싶어졌다고 말씀드렸다"며 "고등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관심사가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
배우고 싶은 전공이 달라졌다고 크게 걱정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길 연수여고 진로진학부장은 "학종은 일관된 진로를 요구하는 전형은 아니다"라며 "다만 진로가 왜 바뀌었는지 충분히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업 발표로 진로 활동… 외부활동도 도움
진로를 정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관심사를 심화할 단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주변을 돌아보는 게 좋다. 합격자들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 있는 교내대회에 참여했고, 수업시간에는 자신의 관심 분야와 관련한 주제로 발표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활동한 다음에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직접 자율동아리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임수미(19·고려대 교육학과)씨는 "교사동아리를 만들어 선생님을 인터뷰하고 수업을 시연하면서 '교사'라는 직업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수업시간에는 하지 못했던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친구들과 함께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합격자들은 교외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일부 학생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교내활동에만 집중하는 것과는 상반된 조언이다.
김종하(19·경희대 정치외교학과)씨는 청소년 기자단이나 지방자치단체 청소년 참여위원회 등 교외 단체에서 활동한 것을 비롯해 외부 대회나 포럼도 찾았다. 그는 "원하는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실제로 볼 수 있어,
미리 진로를 체험하고 전공을 배우는 과정"이라며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것과는 달리 직접 발로 뛰며 배우는 '공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회 대전대신고 진로진학상담교사는 "학종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는 노력과 열정인 '자기주도성'이 중요하다"며 "학생부 기록에 연연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합격자들이 놓치지 않았던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활동 기록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 스터디플래너에 그날그날의 활동 소감을 기록해두거나, 활동일지를 엮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두는 식이다.
정경민(19· UNIST 기초과정부)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모든 활동을 기록해 한 USB에 담아뒀다"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문항에 적합한 활동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활동할 당시 배운 점이나 느낌을 떠올릴 수 있어 자기소개서가 풍부해지는 장점도 있다.
◇활동 유기적으로 서술… 면접 긴장은 미리 극복하고 가야
수험생은 다양하게 해온 활동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강지원씨는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평면적으로 나열하기보다 활동 동기, 과정 중 배운 점, 추후 연계활동을 유기적으로 설명하라"며 "이처럼 서술해야 활동이 단발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진로를 위해 계획된 바라고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소은씨는 "큰 대회에서 상을 받았더라도 진부한 활동이라면 제쳐두고, 저만 했던 특별한 활동 위주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면접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답변할 근본적인 실력을 기르기 위해 희망 전공과 관련한 개념을 숙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김종하씨는 "수능이 끝나고 나서 정치외교와 관련해 배웠던 개념을 복습했는데, 이때 고교 3년 동안 요점 정리했던 노트가 도움 됐다"고 말했다.
최지수(19·고려대 일어일문학과)씨는 "긴장하는 성격이라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수업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하는 발표나 교내 말하기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른 사람 앞에서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실전 연습을 꾸준히 해보라"고 조언했다.
※‘나의 학생부종합전형 이야기’ 시리즈는 조선에듀 홈페이지(edu.chosun.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5/2019082500814.html